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단편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 책 리뷰를 해 보려고 합니다. 통통 튀는 상상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소설이니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달콤하고 씁쓸한 세계
이 책은 2020년 등단 이후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리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입니다. 아주 현실적인 일상에 침범하는 새롭고 낯선 판타지, 또 이를 풀어나가는 문장력. 높은 몰입도와 흡입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이지요. 작가는 "이유리 유니버스에 어서 오세요. 세계관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머릿속에 세계가 있고,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글로 쓰는 게 제 소설이에요."라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리 유니버스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니 여러분도 한 번쯤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총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빨간 열매>, <둥둥>, <브로콜리 펀치>, <손톱 그림자>, <왜가리 클럽>, <치즈 달과 비스코티>, <평평한 세계>, <이구아나와 나>. 오늘은 이 중에 몇 개의 단편을 골라 그 줄거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작품은 빨간 열매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유진의 아버지는 자신이 죽으면 화장을 하고 남은 유골을 화분으로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죽고 시간이 흐른 뒤, 유진은 문득 떠오른 아버지의 유언에 흙과 뼛가루를 섞어 유골함에 화분을 심게 됩니다. 그 후 화분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죠. 화분에서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생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물이나 햇빛 등을 요구하며 화자를 귀찮게 하기도 했죠. 그런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어릴 적 수영장에 구해준 일을 이야기합니다. 그럼 딸은 또 그 이야기를 듣고 모른 척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죠. 답답해하는 아버지를 위해 하루는 수레를 구해 아버지를 싣고 나들이를 갑니다. 거기서 식물이 된 어머니를 데리고 산책 나온 P를 만나게 되지요. 식물 아버지와 식물 어머니는 사랑에 빠지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때 유진은 태몽처럼 신기한 꿈을 꾸게 됩니다. 자식 두 사람은 서로가 남매가 된 거냐고 말하며 그 빨간 열매를 먹지요.
"몰캉몰캉 향긋한 맛에 달콤한 과즙이 풍부해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맛있다, 하는 표정을 교환하며 턱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빨간 살점이 위장에 퐁당 떨어져 부드럽게 녹아가는 것까지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그날 밤, 난 빨간 공을 쫓아 다니느 꿈을 꾸었고 그 공을 주머니에 넣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
- 브로콜리 펀치, 빨간 열매 中
이렇듯 소설은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파고듭니다. 간결하지만 생생한 문장은 우리를 금방 책 너머의 세계로 끌어들이지요.
두 번째 소설은 <둥둥>입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은탁은 어느날 우연히 홍대 길거리에서 춤을 추며 아이돌을 꿈꾸는 형규를 만나죠. 그 아이에게 한눈에 빠져버린 은탁은 그를 아이돌로 만들기 위해 아파트와 차도 팔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형규를 스타로 만듭니다. 은탁은 그림을 그만두고,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지요. 그래도 형규를 보면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형규가 유명해질수록 은탁은 불안해집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형규는 대마초에 손을 대기도 하지요. 하지만 은탁은 그런 그를 말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의 대마초를 돕기도 하지요. 머핀 안에 대마초를 넣고, 그 머핀을 넣은 비싼 캐리어를 끌고 은탁은 공항으로 향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나고, 은탁은 물에 둥둥 떠있게 되지요. 캐리어 덕분에 물에 둥둥 뜰 수 있었지만, 이대로라면 캐리어 속 대마초가 밝혀져 형규가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탁은 결국 캐리어를 열어 머핀들을 모두 물로 흘려보냅니다. 캐리어는 점점 가라앉고, 그렇게 은탁도 정신을 잃게 됩니다. 눈을 떴을 땐 어떤 외계인들의 우주선 안이었죠. 그들은 자신들에게는 없는, 이타심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선명하게 반짝거리지만 너무도 멀어, 잡기는 커녕 손을 뻗기도 미안한 나의 소년 형규. 그런데 누가 잡겠다고 했나, 사실 빠진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잡을 수도 없고 잡지도 못할 빛이라는 걸. 나는 그냥 여기, 빛이 보이는 곳에 둥둥 떠 있기만 해도 그저 넘치게 행복하다."
- 브로콜리 펀치, 둥둥 中
은탁의 대가 없는 이타심에 외계인들이 그 감정을 조사하기 위해 은탁을 납치한 것이었죠. 그들은 은탁의 삶을 연구하는 대가로 은탁의 소원을 들어 준다고 합니다. 은탁은 과연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저는 이 부분이 꽤 반전으로 느껴져 놀라기도 했는데요, 이는 책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는 <브로콜리 펀치>입니다. 아침에 눈을 뜬 원준은 자신의 손이 브로콜리가 되어버린 것을 발견합니다. 원준은 복싱선수였기 때문에 이는 큰 일이었죠. 원준의 여자친구가 돌보는 안필순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의 남자친구인 박광성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넷은 산에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정상에서 마음껏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덜어놓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말하죠. 원준은 복싱선수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남을 때리고 미워해야 함에 있어서 큰 마음의 상처가 있다는 것을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원준은 복싱 선수를 관두고, 손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죠.
"그게 다 마음에 짐이 커서 그런다. 누구를 미워하고 괴로워하고. 그런 나쁜 것들을 맘속에 오래 넣고 있다 보면 사람이 버틸 수가 없어져.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 맛난 거 먹이고 푸욱 며칠 쉬게 하면 거뜬히 낫긴 했다마는. 죽을병은 아니긴 해도 꼬라지도 우습고 사는 데도 불편하고 영 몹쓸 병이야."
- 브로콜리 펀치, 브로콜리 펀치 中
이 이야기도 다른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통통 튀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겹쳐져 쓸쓸하기도 하죠. 만약 저런 병이 실제로 있었다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브로콜리들이 있었을까요. 이렇듯 이유리의 소설은 낯선 상상력과 생생한 문장으로 우리를 매혹시킵니다. 유쾌한 이야기들 이면에 숨겨진 우리의 현실을 보며 이상하게 따뜻한 위로를 받기도 하죠.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소설책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우리를 기다릴 테니까요. 또 그 이야기들로 우리는 웃고 울며 위로받을 테니까요.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재밌는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블로그 구독하시고 유용한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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