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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리뷰

1120☆아리차차 2023. 7. 15.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기분 좋은 제목을 가진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무해한 문장으로 많은 사람들을 울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에세이집입니다. 작가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가서 백수린 작가 특유의 세심한 시선과 따뜻한 문장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니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 예스 24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

 

 이 책은 백수린 작가가 머무는 동네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입니다. “일상과 세계 사이에서 빛나는 이야기”를 선보여온 창비의 에세이 시리즈 네 번째 책이지요. 백수린 작가는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젊은 작가상 등 다양한 상을 받으시며 필력을 자랑해 온 작가인데요, 이번 에세이 역시 백수린 작가 특유의 세심하고 다정한 시선을 엿볼 수 있어요. 작가의 시선을 통해 함께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위로받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만발하는 세상에서, 가끔은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로 나 자신에게 휴식을 건네는 일도 의미 있을 것 같아 여러분들에게도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사는 건 자기 집을 찾는 여정 같아”

백수린 작가가 자리잡은 동네는 서울의 오래된 동네인데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희망, 또 슬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책을 읽다 보면 성장하는 작가를, 또 함께 성장하는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백수린 작가가 전하는 행복

 1부 ‘나의 작고 환한 방‘에서는 작가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한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백수린 작가가 사는 동네는 서울의 낡은 달동네인데, 어쩌다 이 동네까지 오게 되었는지, 또 그곳에서 어떤 이웃들을 만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쓰여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만났던 E 언니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통제하려 한들 삶에는 수많은 구멍들이 뚫려있다는 것을 안다. 그 틈을 채우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모서리와 모서리가 만나는 자리마다 놓인 뜻밖의 행운과 불행, 만남과 이별 사이를 그저 묵묵히 걸어 나간다. 서로 안의 고독함과 연약함을 가만히 응시하고 보듬으면서.
- <나의 이웃들> 中

 

 행복은 내가 원할 때 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평화롭기 위한 과정 속에 있고, 그 과정에서 때때로 찾아오는 행복을 느낄 뿐이죠. 백수린 작가는 끊임없이 나와 남을 비교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남깁니다. 우리가 우리로 살기 위해선, 때때로 찾아오는 이 행복들을 오롯이 느낄 줄 알아야 하지요. 1부에서는 이렇듯 백수린 작가가 몸소 느꼈던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마음의 집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서 사소한 행복들을 찾아 우리에게 전달해 주지요. 우리도 더운 여름날 불어오는 바람처럼, 순간의 행복도 놓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사는 일도 조금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2부 ‘산책하는 기분’에서는 슬픈 이별이 등장합니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 또는 키웠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을 텐데요. 17년간 함께 했던 봉봉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그 과정을 통해 배운 사랑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봉봉은 작가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이 숨어있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작가는 자기 자신를 이기적이고 차갑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사랑이 많이 숨어있는 사람이었던 것이죠. 반려동물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고, 늙어가는 봉봉을 보며 최선을 다해 '지금 함께 살아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강아지의 둥글고 따뜻한 엉덩이의 곡선을 느끼며 새삼 깨달았다. 이 연약한 아이는 나를 온전히 신뢰하고 있구나. 내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전적으로 믿고 있구나.
(중략)
강아지의 눈를 가만히 들여다볼 때면, 나는 이 넓은 우주에서 우리가 만나 이렇게 서로에게 특별해질 수 있게 만든 힘이 무엇일지 궁금해지곤 했다."
- <사랑한 날들> 中


 하지만 그러한 노력과 사랑에도 이별은 필연적이고, 피해 갈 수가 없습니다. 이별이 가져온 슬픔을 백수린 작가는 담담하게 풀어놓습니다. 봉봉이 강아지란 이유로 온전히 이해받지 못했던 날들이나, 주변인들의 서툰 위로로 더 큰 상처를 받았던 날들. 이런 이야기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이라면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죠. 


죽음은 너무나도 커다란 상실이고, 그것을 담기에 언어라는 그릇은 언제나 너무나도 작다.
(중략)
봉봉은 언제나 이렇게 내게 돌아온다. 몇 번이고 다시.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한없는 사랑의 형태로.
- <슬픔이 가르쳐준 것> 中

 

작가는 이러한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통해 '살아있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말해 줍니다. 이별은 필연적이고,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죠.

 3부 ’멀리, 조금 더 멀리‘에서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성 작가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을 담고 있죠. 작가가 성장해 온 배경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자신의 잠재력 찾게 해 준 ‘리베카 솔닛’의 책, 또 소설을 쓰면서 생기는 한계점과 고민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통해 성장한 작가의 모습을, 또 함께 성장한 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죠.


어차피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어 있었으니까. 스무살이었던 나의 빈곤한 상상 속 마흔과는 다르지만 나의 40대가 즐겁고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하리란 걸 나는 예감할 수 있었다. 어린 날들에 소망했듯 나 자신을 날마다 사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쁘지만은 않다. 앞으로 살아가며 채울 새하얀 페이지들에는 내 바깥의 존재들에 대한 사랑을 적어나갈 테다.
- <마흔 즈음> 中


작가의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가며 웃고 울다 보면, 어느새 조금은 성장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가가 말하는 인생은, 오늘 날의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책을 통해 저는 남들이 볼 땐 소박하고 사소한 행복일지라도 그 행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에 대해 배웠죠. 무해하고 따뜻한 문장들이 많아 필사를 하기에도 좋은 책이므로 정말 추천드립니다. 특히나 이런 에세이는 나의 일상을 돌아보기에도 좋습니다.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를 거울삼아 회복의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은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아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좋은 책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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