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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홉수 가위> 리뷰

1120☆아리차차 2023. 8. 21.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단편 소설집, <아홉수 가위> 리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사진 출처 - 예스 24

 이 소설은 10대에서 20대의 청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친절하지만은 않은 현실에 지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힘든 세계 속에서도

 
 <아홉수 가위>는 안전가옥의 스토리 공모전 3관왕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범유진 작가의 단편집 입니다. 흡입력 좋은 스토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가이지요.  아홉수 가위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렵고 치열한 삶 속에서도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지요. <1호선에서 빌런을 만났습니다.>,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 <아홉수 가위>, <어둑시니 이끄는 밤> 총 네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작품들의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이 소설에는 K 장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최고은이 등장합니다. 최고은은 장녀로 살아오면서 늘 혼자 동떨어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지요. 가족들은 서로에게 다정해 보이는데, 늘 자신만 끼지 못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살아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들은 늘 장녀인 최고은에게 희생을 요구했습니다. 웨딩홀에 입사하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최고은은 집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사회도 녹록치 만은 않습니다. 복지와 급여도 온전하지 못했고, 성희롱과 성추행도 만연한 곳이었죠. 주인공은 매일 1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거기서 만난 어떤 할머니에게 구매한 씨앗을 키우게 됩니다. '우주'라는 이름을 붙이며 정성으로 돌보았죠. 한편 회사에서는 남직원들이 단체 톡방을 만들어 여자 직원들의 사진을 공유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윤희원이라는 직원이 그들을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커녕 윤희원만 회사에 나올 수 없게 되었죠. 인화는 고은에게 증언을 서달라고 부탁하지만, 고은은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1호선에서 고은은 또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남자는 씨앗을 먹으면 안 된다고, 그건 지구의 식물도 아닐 뿐더러 사람의 마이너스 기분을 먹으며, 그 씨앗을 먹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고은은 그 경고를 무시하고 식물에서 피어난 씨앗을 먹죠. 그리고 다음 날 새벽, 팀장이 설치한 몰래카메라를 회수하기 위해 일찍 회사로 갑니다. 하지만 곧바로 출근한 팀장에게 걸려버리고 말죠. 팀장이 위협을 하려는 순간, 삼켰던 씨앗 하나가 튀어올라 팀장을 집어 삼킵니다. 주인공의 비명소리를 들은 인화와 그런 인화를 돕기로 한 시영이 화장실로 뛰어들어오지요. 주인공은 두 사람과 씨앗이 된 팀장을 처리하고, 가족들에게 가기로 결심합니다. 집에서 벗어났음에도 가족들은 계속해서 고은에게 희생을 요구하며, 고은을 힘들게 했거든요.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일컫는 표현 중에 '부모는 아이의 우주'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우주에 떠다니던 먼지가 자신의 의지로 행성이 구성 물질이 되는 것은 아니듯, 어린아이들은 가족을 선택해 태어날 수 없다. 우주를 벗어나고 싶어도 궤도를 이탈할 방법을 행성이 모르듯이, 가족을 벗어날 방법을 아이는 모른다."
- <1호선에서 빌런을 만났습니다> 中
 

 어디에나 날 괴롭히는 것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고은이 가지고 있는 씨앗이 나에게도 있었다면, 하는 생각까지 들게끔 하죠.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고은의 모습이 여러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릴 작품은 <아주 작은 날갯짓을 너에게 줄게>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종족은 인간이 아닙니다. 날개를 가진 종족이죠. 부모가 가진 힘은 자식 중 1명에게만 힘이 전승됩니다. 여기 등장하는 가족 중 아빠는 날개를 가진 자는 남을 헤쳐서는 안 되며,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아빠는 주인공이 17살이 되었을 때까지도 가족을 찾아오지 않죠. 주인공과 쌍둥이 동생은 날개와 힘을 숨기며 아빠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말대로 조용히 살지만, 힘을 물려받게 됩니다. 쌍둥이 동생은 학교의 불량아들과 어울리게 되죠. 그리고 그 불량 학생들에게 걸려버리고 말죠. 엄마는 그런 동생의 날개를 뽑아버리려고 합니다. 사실 엄마도 날개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뽑히게 되어 능력도 힘도 잃어버렸던 것이죠. 이 사건으로 쌍둥이 동생과 가족들은 힘들어하고, 힘을 가졌는데도 숨기고 무시받는 일에 지쳐버린 주인공을 자신의 힘을 사용하게 됩니다. 아주 작은 날갯짓으로 학교를 들어 올려버리죠.
 
 이 소설에서도 역시나 날 괴롭히는 것들이 등장합니다. 그렇게 날 괴롭히는 것들에게 아주 작은 날개짓으로 대항하는 주인공을 보며, 여러분들도 내 안에 있는 힘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아홉수 가위>입니다. 주인공은 회사도 망하고, 전재산은 남자친구에게 뜯기고 한 칸짜리 고시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무일푼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던 주인공은  자살 결심을 하고, 시골의 할머니가 사셨던 빈집을 찾아가죠. 며칠 먹을 음식만 챙겨 떠난 빈집에서 그녀는 가위에 눌립니다. 힘들게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죠. 
 그날부터 그녀는 계속해서 가위에 눌리게 됩니다. 그러다 주인공은 머리맡에 놓아둔 가위를 귀신에게 던지게 되는데요, 그때부터 실체가 생긴 귀신은 늘 주인공의 곁을 맴돌게 되죠. 귀신과의 동거에 주인공은 점점 익숙해지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식량은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귀신은 자신이 이 빈집의 지박령이 된 이유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어린 시절에도 함께 했었다고 말하죠. 귀신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주인공을 설득합니다. 목을 매달고 죽은 귀신은 항상 불편하게 살아야하고, 외형도 이상하고, 혹시 아사로 죽게 된다면 식탐이 넘치는 귀신이 될 거라고 말이죠. 마지막 음식을 먹고 사흘 만에 눈을 뜬 주인공은 결국 배고픔에 못이겨 집 밖으로 걸어나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올 때도 탔던 택시를 발견하는데요, 그 택시 기사는 주인공에게 사흘 전부터 가위눌림이 시작되었고, 귀신이 사람 좀 구해달라고, 우리 애 굶어 죽게 생겼다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와 친구에게도 귀신이 꿈에 나와 괴롭힌다는 연락이 와 있었죠. 주인공은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귀신을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귀신이 좋아한다고 했던 아카시아 꽃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죠.
 

"아홉수다. 지옥처럼 괴로운 일이 가득해 아홉수라면, 인생의 대부분이 아홉수다. 그러니 이 스물아홉의 여름도 언젠가 평범하게 지나간 과거의 일부가 되리라. 조금만 더 견디자. 견뎌야 할 일만 견디는 날을 보내자."
-<아홉수 가위> 中

 
사는 것이 너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를 일으켜 주는 건 아주 거창한 것이 아니지요. 나를 계속해서 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아닐까요? 귀신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 <아홉수 가위>였습니다.
 
 나머지 작품들도 모두 이렇게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청년들이 등장합니다. 괴롭다고 해서 현실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괴로운 일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나를 힘들게 만들지요. 소설 속 청년들은 거창하게 세계를 바꾸진 않지만, 나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런 움직임은 비록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나를 훨씬 더 편안하게 만들지요. 그런 인물들을 보며 우리는 우리도 조금 더 잘 살아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실이 버겁게 느껴지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재밌고 좋은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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