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제가 굉장히 인상 깊게 읽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사회구조의 문제가 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마음의 상처는 몸에 상처를 남기고, 우리는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죠. 사회적 문제가 주는 아픔에 대항하기 위해 같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
책의 저자 김승섭 교수는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역학이란 인간의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유행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학문이지요. 그중 사회역학은 왕따나 성차별, 실업난 등 사회적 이슈로부터 발생하는 질병을 연구하고 그 원인을 찾아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몸은 사회를 반영하고 있고, 김승섭 교수는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책은 58회 한국출판문화상에서 저술교양 부문에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례 신문>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 다수의 신문사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죠. 201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회에 지친 우리의 몸을 보듬어주고, 그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내용 (*스포주의*)
김승섭 교수는 역학에 대해 조사하며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건강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차별을 받는 쪽은 자신의 건강을 살펴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었죠. 김승섭 교수는 그런 것을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근거를 찾아 조사하고, 연구합니다. 그리고 사회에 숨어있는 '차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죠.
첫 번째 챕터에서는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을 제목으로 사회에 만연히 남아있는 차별이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얘기합니다. 차별을 받고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몸은 인지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직장 내 여성과 남성을 대상으로 한 차별 실태 조사에서 '예'도 '아니요'도 아닌 '해당 사항 없음'을 선택한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건강 문제, 시카고 폭염 사건으로 알 수 있는 재난 불평등, 루마니아의 낙태 금지법을 중심으로 우리의 몸에 영향을 끼치는 많은 차별들을 말하고 있어요.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상처입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경험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 상처를 이해하는 일은 아프면서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는 때로는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처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 <슬픔이 길이 되려면> 中
두 번째 챕터는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 또 IBM 직업병 소송 등 노동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죠. 취약한 노동자의 현실과, 그들이 가진 사회적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통계 자료와 교수의 말을 근거로 들어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셈이지요. 또한 자신보다 남을 더 위하는 의사와 소방대원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세 번째 챕터는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상처로 남아있는 세월호 참사, 그 마음 아픈 상처의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의 해고 노동자, 참사 생존자들이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이야기, 동성 결혼과 성 소수자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죠. 차별로 인해 우리가 갖고 있는 슬픔들을 어떻게 우리들의 길로 만들 수 있는지, 이 아픔과 상처의 대가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요.
네 번째 챕터는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입니다. 사회에는 여전히 차별이 만연하고, 이를 한 번에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이 챕터에서는 그럴수록 사회적인 관계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타인과 연결된 삶이, 또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연결될수록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책은 이렇듯 다함께 아프지 않은 법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지요. 사회역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 소득이 없는 노인이, 차별에 노출된 결혼 이주여성과 성소수자가 더 일찍 죽습니다.
이 책은 질병이 가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당장의 해결책은 없지만,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볼 만한 문제들이지요. 그러니 꼭 한 번 같이 읽어보며 이 고민을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면 이들을 아프게 했던 '원인의 원인'이 보입니다.
그 원인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위험한 작업장을 방치했던 일터가 금연율을 낮췄고,
HV 치료약 공급을 전적으로 민간보험에 맡겨둔 지역사회가
AIDS 사망률을 높였고, 경제 위기 속에서 공공보건의료 영역의 투자를
줄이기로 한 국가의 결정이 결핵 사망률을 증가시켰습니다.
공동체는 그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건강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기 때문이지요.
건강은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정치 경제적인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조건입니다.
건강해야 공부할 수 있고, 투표할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 <슬픔이 길이 되려면> 中
오늘은 주변의 안부를 묻는 하루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좋은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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