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출간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또 많은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책 <채식주의자>에 대해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현실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으니 아직 읽어보시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검은 사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채식주의자>는 2016년 출간되었는데요,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국내에서만 해도 이미 100만 부 가까이 판매된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40개국 이상에 판권을 수출했으며 국립극단에서 연극으로 제작이 되기도 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그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채식주의자는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는 <채식주의자>, 2부는 <몽고반점>, 3부는 <나무 불꽃>으로 구성되어 있죠. 한 사건을 두고 화자와 시점을 달리 한 연작소설입니다.
1부에서는 남편의 시점으로 소설이 진행됩니다. 이 남편은 무던하고 평범한 걸 추구하죠. 결혼도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평범한 영혜와 합니다. 남편이 봤을 때 영혜는 조용하고, 투정 같은 건 없이 착하고, 미적으로도 자신에게 과분하지 않은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남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영혜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걸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죠. 그런 영혜가 갑자기 채식주의자를 선언합니다. 남편의 밥상에도 채식 위주의 반찬과 요리들만 올라가게 되었고, 남편의 몸에서 육고기의 냄새가 난다며 잠자리도 거부하기도 하지요. 영혜의 정도는 날이 갈수록 지나치게 심해집니다. 하루는 남편의 직장상사들과의 자리에서도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채식을 한다며 식사도 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분노했고, 며칠 뒤 있던 처가 식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런 영혜의 모습이 해결되길 바랍니다.
"아버지, 저는 고기를 안 먹어요. 순간, 장인의 어센 손바닥이 허공을 갈랐다. 아내가 뺨을 감싸 쥐었다.
(중략)
한 번만 먹기 시작하면 다시 먹을 거다. 세상천지에, 요즘 고기 안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 채식주의자 中
욱하는 성격의 장인은 남편과 아들에게 영혜를 붙잡으라고 하고, 억지로 입에 탕수육을 집어넣는데요, 영혜는 소리를 지르며 포크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버립니다. 형부는 그런 영혜를 등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던 영혜는 나체로 분수대 앞에 서있다 잡혀가버립니다.
2부의 내용은 형부의 시점입니다. 영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정신병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영혜의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죠. 영혜의 언니 인혜는 영혜를 돌보고 싶어 했기에, 그녀의 뜻에 따라 영혜와 인혜 부부는 함께 살게 됩니다. 형부는 묘하게 영혜에게 끌리는 느낌을 받지만,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고 영혜는 독립을 하죠.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형부는 예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돈벌이가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중이었죠. 형부는 영혜의 엉덩이에 있는 몽고반점 이야기를 듣고 예술혼에 불타게 됩니다. 이상한 호기심과 열정에 못 이겨 결국 영혜를 찾아가고, 영혜 몸에 있는 몽고반점을 시작으로 꽃과 나무를 온몸에 그립니다. 후배 남자를 데려와 그 남자의 몸에도 꽃과 나무를 그리고, 꽃과 꽃이 만나는 장면을 찍고 싶다며 후배와 영혜의 관계를 요구합니다. 남자 후배는 그런 건 할 수 없다며 거절을 하고, 결국 형부는 자신의 몸에 꽃과 나무를 그린 후 영혜와 관계를 하죠. 다음 날 아침 인혜는 영혜의 집에 들렀다가 자신의 남편과 영혜가 관계 영상을 보고 그들은 정신병원에 신고합니다.
"언니, 내가 물구나무 서 있는데, 내 몸에 잎사귀가 자라고, 내 손에서 뿌리가 돋아서.... 땅속으로 파고들었어. 끝없이, 끝없이..... 응, 사타구니에서 꽃이 피어나려고 해서 다리를 버렸는데, 활짝 벌렸는데...."
- 채식주의자 中
3부 <나무 불꽃>은 인혜의 시점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일을 바로 잡고 싶어 하지만 인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다시 정신 병원으로 붙잡혀 간 영혜, 그런 영혜와 몹쓸 짓을 저지른 사위 때문에 부모님은 영혜와 인혜 모두 앞으로 보지 않고 살겠다고 말합니다. 남동생 역시 누나들을 멀리합니다. 누군가는 아픈 영혜를 책임져야 했고, 남은 건 인혜 뿐이었죠. 인혜는 남편이 잠적했음에도 언제나 씩씩한 사람이었지만 영혜의 병이 심각해질수록 힘들어합니다. 영혜는 정신병원을 탈출했다가 잡혀오기도 했고, 여전히 상의를 탈의한 채 병원을 활보하기도 했습니다. 또 자신은 나무라며 이상한 자세로 서있기도 했죠. 물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음식을 거부해 나중에는 코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시켜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영혜는 그마저도 거부했기 때문에 점점 죽어가고 있었죠.
"나는 이제 동물이 아니야 언니. 밥 같은 거 안 먹어도 돼. 살 수 있어. 햇빛만 있으면.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정말 나무라도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식물이 어떻게 말을 하니. 어떻게 생각을 해.
영혜는 눈을 빛냈다. 불가사의한 미소가 영혜의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언니 말이 맞아.... 이제 곧, 말도 생각도 모두 사라질 거야. 금방이야."
- 채식주의자 中
이 이야기는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아마 그중에서도 제일 이해되지 않는 건 영혜일텐데요, 하지만 조 금만 생각해 보면 영혜는 폭력에 힘겹게 대응하는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혜는 많은 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왔습니다. 영혜가 폭력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는데요, 자신을 문 개를 아버지가 오토바이에 매달아 일곱 바퀴를 돌아 죽인 일, 열여덟 살까지 아버지에게 종아리를 맞으면서 자란 일, 또 남편과 사는 일도 그러했죠. 남편은 육고기를 사랑했고, 아내에게는 무신경한 사람입니다. 오직 자신에게 해가 될만한 일에만 날을 세웠죠. 그런 영혜가 자신만큼은 남들에게 폭력적이지 않은 나무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육식을 끊었고, 나중에는 아예 식사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인간의 폭력에 대해 힘겹게 맞서는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영혜를 '병에 걸렸다'라고 생각하고요.
충격적인 이야기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영혜는 정말 정신이 나간 여자이니까요. 하지만 이 소설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지, 끔찍하고 쓸쓸한 장면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면, 인간의 폭력성을 직면할 수 있습니다.
괴기스럽고 충격적인 소설이지만, 우리에게 많은 질문거리를 던져주는 책, <채식주의자>. 유명 문학상도 수상한 책이니만큼, 아직 읽어보시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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