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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리뷰

1120☆아리차차 2023. 8. 26.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귀엽고 통통 튀는 제목을 가진 장편 소설을 리뷰해 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젤리를 좋아하시나요? 제목부터 젤리의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장편 소설,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책 출처 - 예스 24

기묘한 재앙의 시작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은 휴고상/로커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SF 작가 나오미 크리처가 극찬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독특한 사건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몰입도와 흡입력이 높은 작품이지요. 작품을 구성하는 <미아>, <생존자>, <마스코트 캣>, <오늘부터 1일>, <다람쥐통 200m>, <사바스>, <이름 없는 친구들>, <뉴서울파크>, <미아> 총 아홉 개의 챕터 속 인물들은 평범하게 불행한 인물들입니다. 가족이고 연인이지만 관계에 균열이 있고, 삶이 위태로운 비정규직 노동자고, 좁은 고시원에서 청춘을 허비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매달리는 그런 사람들이지요. 그런 이들이 마음속에 숨기고 있는 욕망. 그 욕망으로부터 재앙은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줄거리는 유지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유지가 부모님과 함꼐 뉴 서울파크라는 놀이동산에 가면서부터 시작되지요. 그 유지의 부모님은 늘 유지의 앞에서 다투곤 했습니다. 하지만 유지는 부모님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놓치지 않았죠. 또 놀이동산에 가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부모님은 오로지 유지만을 위해서 더운 날 놀이동산에 온 것이었고, 모든 것은 그대로였죠. 유지는 놀이동산에서 젤리장수를 만나게 되고, 젤리장수는 어떤 젤리를 주면서 부모님과 나눠먹으면 꼭 붙어있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젤리 장수를 만나고 온 유지는 부모님을 잃어버리고 미아보호소로 갑니다. 그곳에서 주아라는 아이를 만나죠. 주아는 계속 울기만 했고, 유지는 그런 주아를 달래줍니다. 유지는 미아보호소에서 주아와 함께 나왔다가 주아의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주아의 엄마는 그런 주아를 꼭 안아주는데요, 이는 유지가 늘 바라왔던 모습이었죠. 매번 아빠랑 다투느라 자신은 뒷전이 되었던 엄마를 떠올리면서 유지는 이유 모를 질투를 느낍니다. 그리고 주아와 주아의 엄마가 카페에 갔을 때, 그들의 컵에 젤리를 넣죠. 음료를 마신 주아는 점점 젤리가 되어가죠. 곧이어 주아의 엄마도 젤리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주아의 엄마가 주아를 뗴어내려 할수록 둘은 더욱더 서로를 옭아맸다. 둘은 하나가 되어 쓰러졌다. 그리고는 모든 걸 포기한 듯이 함께 녹기 시작했다. 얼굴과 어깨가, 팔과 팔이, 다리와 손이 하나가 되어 어그러졌다. 천천히 녹아내리는 덩어리들 사이로 한때 주아의 얼굴이었던 부분이 꿈틀거렸다. 그 둥근 덩어리는 주위를 돌아보는 것처럼 차분히 회전했다. 방황하던 주아의 머리가, 그중에서도 아직 녹지 않은 하얗고 섬뜩한 안구가 유지를 향했다."
-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뉴 서울파크에서 젤리가 되고 있는 사람은 주아와 주아 엄마 뿐만이 아닙니다. 이별을 앞둔 커플도, 청소회사 사장도 젤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어떤 여자는 자신에게 이별을 말하는 남자에게 억지로 젤리를 먹고, 자신도 젤리를 삼켜 함께 젤리가 되기도 하죠. 
 

"그 말 그대로였다. 놀이공원은 거대한 젤리의 바다에 잠긴 모습이었다. 정체불명의 분홍색 젤리들이 꿈과 환상의 공간을 뒤덮었다. 출발 지점에서 멈춘 롤러코스터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이킹에도 누가 퍼다 담은 것처럼 젤리들이 가득했다."
-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뉴 서울 파크 마스코트인 곰돌이 인형탈을 쓰고 알바를 하는 상준, 상준과 같은 기숙사를 쓰는 영두, 용역 청소 업체 사장님인 현경, 뉴 서울 파크에 사는 턱시도 고양이, 앞서 말했던 헤어지자는 남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다애, 젤리가 되어 엄마를 찾아 떠도는 주아 등 9개의 에피소드가 각 인물들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사람들이 젤리가 되어버린 대재앙에 언론과 사람들의 반응, 또 재앙 후의 일상생활 등은 현시대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죠. 
 

"그 경계를 넘는 순간 현경은 전에 한 번 경험한 적 있는, 푸딩으로 몸을 던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아주 포근하고 축축한 공기가 자신의 전신을 감쌌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을 바라봤다. 달콤한 젤리로 가득한 유원지, 서로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젤리가 되어 녹아내리는 인간들. 노래처럼 울려 퍼지던 비명들은 곧 사그라들었다."
- 뉴 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中

 
 사람들이 젤리가 되는 묘사는 매우 디테일하고 잔인해서 불쾌감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조예은 작가 특유의 문장력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젤리가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딘가 쓸쓸한 부분도 있어요.  행복만 있을 법한 곳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 헤어지지 않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요. 불안정한, 위태로운 사람일수록 젤리처럼 달큰한 상태를 원한다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으니까요. 
 또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을 취하면서 모두 하나로 연결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들의 서사를 풀어내기 때문에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요, 이는 매끈하게 연결됨으로써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죠. 
 
 소설의 끝에서 유지는 겨우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싸우느라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도 몰랐던 부모님을 보면서 주아와 주아의 엄마를 떠올리죠. 그들처럼 되기를 바라며, 유지는 부모님의 사이에서 젤리를 먹습니다. 
 
사람이 젤리가 되다니, 어딘가 잔혹하지만 귀여운 방식으로, 그렇지만 끔찍한 문장으로 인물들을 각각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드는 이 소설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이 무더위를 물리칠 서늘할 이야기가 필요하시다면, 저희와 함께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다음에도 재밌고 좋은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블로그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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