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처연하게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한국 작가, 황정은 작가의 장편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덧없는 사랑
황정은 작가는 감미로운 문장과 태풍 같은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을 울립니다. 책 <계속해보겠습니다> 또한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었죠. 2015년 대산 문학상을 수상하며 더 넓은 세상에 알려진 <계속해 보겠습니다>는 상처를 가진 주인공들이 조금씩 치유받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정하지만 생생한 문장은 그들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황정은 작가의 소설 중 오늘 소개해 드리는 <계속해보겠습니다>가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습니다.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소설은 총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라>, <나나>, <나기>, <나나> 인물들의 이름으로 정해져 있죠. 오늘은 이 소설의 간략한 전체 줄거리와, 목차 중 소라와 나나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소라는 어느 날 요상한 꿈을 꿉니다. 태몽이라는 생각에 동생인 나나가 임신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죠. 예상대로 나나는 임신을 했고, 나나와 소라 사이에는 갈등이 생깁니다. 나나가 임신한 아이의 아빠인 모세씨에게 나나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이에 모세는 나나에게 위협을 가하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소라와 나나는 천천히 아이를 받아들이게 되죠. 이 이야기는 요약한다면 이렇게 짧게도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이 줄거리가 아닙니다. 소라와 나나가 과연 "어떻게" 아이를 받아들였냐죠.
책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목차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그 인물들의 목소리를 짧게 들어보도록 할게요.
우선 소라입니다. 소라와 나나는 자매이고, 그들의 어머니는 애자이지요. 사랑 애자를 쓰는 애자는 사랑으로 충만했던, 그리고 사랑이 끝나버려 이제는 텅 비어버린 그런 사람입니다. 그녀의 남편이자 소라 나나 자매의 아빠인 금자는 비참한 죽음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온 마음을 다 줄 만큼 둘은 사랑했고, 금자의 죽음으로 그 마음을 다 잃어버렸죠. 때문에 애자는 매번 소라와 나나에게 삶이란 허망하고, 덧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이죠.
애자의 이야기는 사랑으로 달콤했고, 달콤했던 만큼 잔인했습니다. 그런 애자의 세상은 딸인 소라와 나나에게 이어지지요. 어린 시절 너무나 이상한 구조를 가진 집에 살던 소라와 나나, 또 나기는 각자를 부족이라는 단어로 설명합니다. 부족원은 없지만, 부족원은 하나이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을 각각의 부족이라 칭하죠. 처음에는 청춘의 풋풋한 이야기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곧 그들은 부족의 멸종에 대해 논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어디까지나 소라.
소라로 일생을 끝낼 작정이다.
멸종이야.
소라, 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계속해보겠습니다 _ 본문 중
텅 비어버린 애자의 삶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소라,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을 바쳐하는 사랑은 모두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소라의 말처럼 세상을 아무래도 좋을 일, 아무래도 좋을 것, 그 정도로만 채워나가야 할 것 같죠. 그런데 나나가 임신을 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 아니죠. 그렇게 소라가 애자에게 가지고 있던 말 못 할 감정들은 나나와 나나의 아이를 향합니다. 애자와 같은 어머니가 되어버릴 나나에게요.
다음은 나나입니다. 나나 또한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된다는 것, 애자와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들이 싫었죠. 그럼에도 자신에게 모진 말을 하는 소라에게 나를 임산부답게 대하라고 소리칩니다. 충격받은 소라를 뒤로하고 나나는 어머니인 애자를 떠올립니다. 어린 시절의 그녀, 소라와 나나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어머니의 과거에 대해 생각하죠.
그냥 알게 되었습니다. 죽으려고 했구나.
소라와 나나를 내보내고 애자는 죽으려고 했구나.
이미 죽었구나. 수십 번 수백 번은 죽어버렸구나.
저렇게 누워서, 여러가닥으로 찢어져서. 그런 것을 그냥 알게 된 어린 시절이었던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_ 본문 중
애자처럼 쏟아붓고 비워버리는 사랑이 탐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나도 모세를 좋아했습니다. 애자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밀도로 말이죠.
이렇듯 소설은 잔잔하지만 폭발적으로, 인물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에서 멀리 떨어져 자란 소라와 나나는 모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품고 자라죠. 소라는 혼자 멸종하기를 원하고, 나나는 사랑을 겁내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들이 임신을 하고 부모가 되려고 하죠.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는 기척도 없이 다가온 사랑에 서서히 빠져가는 소라와 나나를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사랑을 모르고 자랐지만, 사랑을 미워하지만, 사랑은 계속해서 다가오니까요. 그들의 목소리를 너무나 세심해서 마치 아직까지도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을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_본문 중
227쪽에 나오는 이 구절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회색빛으로 물들어 간다지만 사랑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서서히 물들어가는 사랑을 보고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주변의 사랑을 포착하는 순간, 우리는 책 제목처럼 계속해 보겠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좋은 책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하시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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