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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딸에 대하여> 리뷰

1120☆아리차차 2023. 9. 24.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이름만 들어도 먹먹해지는 '엄마'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 <딸에 대하여>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엄마의 시선


 

김혜진 작가는 힘없는 이들의 고통을 내부의 시선으로 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개성을 인정받은 작가입니다. 그들의 아픔을 소재로 삼지 않고, 안에서부터 이야기하는 진정성 있는 작가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죠. 홈리스 연인의 사랑을 그린 <중앙역>은 밑바막 인생을 건조하고 미니멀한 문장으로 표현했고, 소외된 청춘들의 출구 없는 인생을 다룬 <어비>는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하며 김준성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딸에 대하여>는 성소수자나 무연고자 등, 사회에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으로, 처음에는 날이 선 시선이지만 시간이 갈 수록 자연스러워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어요.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의 한계와 서로 갈등하며 그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큰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중년 여성의 심리를 매우 세심하고, 또 예리하게 포착해 놓은 것 또한 이 소설의 큰 특징이지요.

오늘은 소설 <딸에 대하여>의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줄거리 소개 (*스포주의*)


 

소설의 주인공은 과거엔 초등학교 교사였으나 딸이 생기자 일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한 엄마입니다. 그녀의 남편은 병으로 사망하고 그녀가 가진 것이라고는 오래되고 낡은 집 한 채 뿐이었어요. 그녀는 노인요양 병원에서 간병일을 하며 어렵게 삶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딸도 시간 강사를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세값을 올리려는 집주인 때문에 딸은 엄마에게 돈을 부탁하는데요, 대출을 받거나 2층에 놓은 월세를 전세로 돌려 본인에게 빌려달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딸애는 공부를 지나치게 많이 했는지도 모른다. 
배우고 배우다가 배울 필요가 없는 것, 배우지 말아야 할 것까지 배워 버린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계를 거부하는 법. 세계와 불화하는 법. 

딸에 대하여 _ 본문 중

 

결국 돈 문제로 엄마는 딸을 집에 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딸은 혼자 들어오지 않고, 어떤 여자 친구를 한 명 같이 데리고 들어와요. 그린과 레인이라는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는 그들은 사실 연인 사이었습니다. 무려 7년 동안이나 사귄 애인이었죠. 주인공은 한평생을 딸을 위해, 딸의 성공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런 딸의 시간 강사라는 직업도 탐탁지 않아 하는 주인공은, 동성을 사랑하는 딸을 보며 억울함을 호소하지요. 그런 딸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살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딸의 잘못 보다는 딸의 애인, 레인의 잘못으로 자꾸 돌리기도 합니다. 

 

너희가 가족이 될 수 있어? 어떻게 될 수 있어?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 자식을 낳을 수 있어?

딸에 대하여 _ 본문 중

 

딸과 딸의 애인과 불편한 생활이 이어가던 어느날, 딸은 얼굴에 멍을 달고 돌아옵니다. 또 린치를 당한 듯했어요. 시간 강사로 근무하는 대학에서 일부 강사를 일방적으로 해고했고, 딸 또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를 당해 학교 앞에서 시위를 합니다.  엄마는 그런 딸이 걱정되어 딸의 시위현장에 가 보지만,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는 딸의 입장을 쉽게 옹호하지는 못합니다. 

 

엄마가 현재 간병하고 있는 사람은 젠입니다. 젠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유럽에서 활동하다 귀국 후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에 평생을 써버린 사람입니다. 결혼도 하지 않아 혼자였어요. 젊어서는 타인을 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지금은 치매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젠을 보며 자신을 대입시켜 보기도 하는데요, 그런 젠이 요양 병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자 분노해 그런 젠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돌보게 됩니다. 젠은 곧 세상을 떠나고, 장례까지 엄마는 도맡아 해 주지요. 

 

이야기는 이렇듯 엄마와 딸, 딸의 동성 연인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선뜻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침착하고 선한 레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또 내가 몰랐던 딸의 다른 부분들과 젠의 죽음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지요. 너희의 관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건네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딸을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고 나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또 얼마간 받아들일 기운이 나겠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건 아득한 내일이 아니다. 마주 서 있는 지금이다. 

(중략)

그런 식으로 길고 긴 내일들을 지날 수 었을 거라고 믿어 볼 뿐이다.

 

딸에 대하여 _본문 중


엄마가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엄마와 딸,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게 되는 과정은 마음이 따뜻해져요. 세상은 비록 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지만, 엄마만은 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작품 내내 엄마는 자신에 대해, 또 딸과 미래에 대해, 인생에 대해 독백하는데요,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향한 시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게 되죠. 사회가 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규정하고 있는지, 혹시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지는 않았는지... 많은 고민과 질문을 묵직하게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책 딸에 대하여 구매처 >> 알라딘: 딸에 대하여 (aladin.co.kr)

 

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권. 김혜진 장편소설.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인 나와 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이 경제적 이유로 동거를 시작한다. 이들의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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